“아랍 여성들 ‘움직임의 자유’ 논하고 싶었다”

Diposkan oleh blogekiyai on Thursday, 12 June 2014

ㆍ영화 '와즈다'로 '여성 자전거 금지' 율법 바꾼 사우디 첫 여성 감독 하이파 알 맨 사우어

와즈다는 발목까지 오는 검정 컨버스 운동화를 신고 곱슬머리를 질끈 동여맨 10세 소녀다. 와즈다는 천으로 만든 가방을 한 쪽 어깨에 대충 걸쳐메고 돌아다니면서 어디서든 재잘거린다. 사우디아라비아 사회는 와즈다를 제약하는 것으로 가득 차 있다. 와즈다는 집 밖을 나설 때면 검은 천, 검은 신발로 온몸을 가려야 한다. 학교 안이지만 남자들에게 웃음소리가 들리도록 떠들어서는 안된다.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길가에서는 옆집에 사는 친구 압둘라에게 말을 걸어서도 안된다. 여자는 공공장소에서 남자와 이야기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수많은 제약 중에서도 와즈다를 가장 답답하게 하는 것은 여자는 자전! 거를 타서는 안된다는 사실이다. 와즈다에게 주어진 것은 코란을 암송하면서 신과 남자에게 순종할 자유뿐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첫 여성 감독인 하이파 알 맨 사우어(40)는 10세 소녀 와즈다의 일상을 통해서 여성을 과도하게 억압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사회를 다뤘다. 이 영화는 2012년 베니스국제영화제 3관왕에 올랐으며 한 해 동안 세계 유명 영화제의 20개 부문에서 상을 수상했다. 영화는 사우디아라비아 여성들에게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자유를 가져다 줬다. 지난해 4월 사우디아라비아 지역의 이슬람 율법이 수정되면서 사우디아라비아 여성들은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됐다. 사우어 감독을 서면 인터뷰로 만났다.


▲ 남·여 함께 일 금지된 지역에선 차에서 무전으로 지시하기도
영화는 통념 바꾸는 좋은 �! �구… 내가 만든 변화가 자랑스러워

- �! ��우디아라비아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때까지 자랐다고 들었다. 영화 속 와즈다의 이야기는 감독이 겪은 것들에서 비롯됐나.

"영화 속에 내가 살았던 세상의 이야기들을 담아내려고 했으나 어떤 것은 허구다. 내가 다녔던 학교는 영화와 똑같다. 내 학창 시절은 여자들이 남자들과는 다른 규칙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는 점을 각인시키는 것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나는 매우 진보적인 집안에서 자랐다. 어린 시절 아버지는 남자형제들과 나를 자전거 가게에 함께 데려갔고, 영화를 보여줬다. 또 자녀들을 성별과 상관없이 외국으로 유학을 보냈다."

-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여성을 억압하는 수많은 소재 중에서 왜 하필 자전거를 택했나.

" '여성의 움직임에 대한 자유'를 논하고 싶었다. 다만 너무 직접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 ��으며, 이론적으로 논쟁이 되는 이슈들에 대해서 인간적인 상황을 대입시키고자 했다. 영화를 통해 보여주면 왜 여자아이가 자전거를 타는 것이 재미있다고 생각하는지를 이론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 또한 나는 이탈리아 영화인 <자전거도둑>을 가장 좋아한다."

영화 <와즈다>의 한 장면.


-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여성이 공공장소에서 남성과 이야기하는 것이 허락돼 있지 않다. 영화를 찍으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고 있다.

"촬영허가증이 있었지만 여성이 남성들과 섞여서 일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 보수적인 곳에서는 가끔 도망을 쳐서 제작 차량에 숨어 있어야만 했다. 밴에서 워키토키(소형 무선전화기)로 지시를 해야 할 때도 많았다. 촬영 현장에서 일부 사람들이 테러를 하거나 시비를 걸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자기 목소리를 내는 여성 영화인에 대해 사람들이 받아들이고 있으며, 사우디 사람들도 더욱 관용을 베풀고 있는 것 같아 이 부분이 매우 자랑스럽다."

- 지난해에 영화의 영향으로 인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여성도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율법이 수정됐다. 기분이 어떠�! �나.

"사람들이 영화의 메시지에 공감하면서 좋은 반응을 보내주는 것을 보면서 매우 흐뭇했다. <와즈다>는 지난 2월 아카데미시상식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사우디 대표 작품으로 출품됐다. 사우디 영화로서는 최초로 아카데미에 출품된 것이다. 심지어 사우디아라비아의 전통과 관습에 대해 비판적인 영화임에도 우리가 외국의 영화제에서 수상하는 것에 대해 사우디 정부도 지지하는 입장을 보였다."

- 앞으로도 사우디아라비아를 주제로 영화를 계속 만들고 싶은가.

"그렇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드라마 소재가 풍성한 아주 좋은 환경이다. 아직도 들려줄 이야기가 많다. 전통과 현대 사이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많은 긴장이 만들어지고, 좋은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또 좋은 영화란 정직하고 진실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내가 이해하는 문화를 다루는 것이 좋은 영화를 만드는 데 기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영화는 잘못된 통념과 싸우거나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가장 좋은 도구로 쓰일 수 있다."

Source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6112122485&code=96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