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60만번의 트라이’ 만든 박사유·박돈사 감독 “재일조선인 참모습 보고 편견 지웠으면”

Diposkan oleh blogekiyai on Thursday, 18 September 2014

ㆍ남·북·일본 접점서 경계인 처지… 일상 속 오해·설움 럭비로 맞서
ㆍ"연습 경기 직접 보고 감명 받아… 일종의 영상기록 사명감 생겨"

핍박의 역사였다. 1945년 해방 전부터 일본에 건너가 터전을 꾸리고 살아온 재일조선인들은 그 어느 나라에 있는 한국인들보다 큰 설움을 겪었다. 이들은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기 위해 조선학교를 세워 우리말을 배우고, 일본국적을 얻지 않고 조선적(조선국적)을 유지했다. 일본에 융화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여러 차별을 겪어야 했지만 이들은 똘똘 뭉쳤다.

영화 <60만번의 트라이>는 재일조선인 3세들의 '럭비' 이야기다. 일본 오사카에 있는 오사카조선고급학교(이하 '오사카조고') 럭비부 학생들이 전국고교럭비선수권 대회에 나가! 서 4강에 진출하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다. 럭비부 학생들은 재일조선인에 대한 좋지 못한 인식과 여러 압박에 시달린다. 시 소유인 운동장을 사용하지 못할 위기에 처하고, 일본 내 모든 고등학교에 지급되는 고교무상화 지원금을 받지 못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오사카조고 아이들에게 럭비는 단순한 운동 이상이다. 재일조선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키고 일본 내에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기 위한 '사명'이자 '외침'이다.

영화 <60만번의 트라이>의 박돈사(왼쪽)·박사유 감독은 "영화를 통해 재일조선인 사회에 대해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재일조선인들이 어떤 존재인지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영화 <60만번의 트라이>의 한 장면.


영화를 만든 박사유·박돈사 감독을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나 영화를 만들게 된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국 언론사에 일본소식을 전하는 통신원으로 일하던 박사유 감독은 2007년 오사카 조고 럭비부 학생들이 운동장에서 연습을 하는 모습을 본 후 이들의 모습을 영상으로 기록해야겠다고 결심했다 한다. 당시 히가시오사카시에서 운동장이 시의 소유라는 이유를 들어서 오사카조고 운동장의 일부를 내놓으라는 재판을 걸어왔다. 운동장을 뺏길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도 럭비부 학생들은 매일 연습을 계속했다.

"비 때문에 운동장 전체가 갯벌과 같았는데도 아이들은 온몸이 진흙범벅이 돼 운동장에 뒹굴며 연습을 했어요. 연습이 끝난 후 아이들이 한 명씩 텅 빈 운동장을 향해 90도로 머리를 숙여 인사를 하는 ! 것을 보았습니다. 그때부터 '이 아이들의 모습을 전해야겠다'는 일종의 사명감이 생겼습니다." 그 당시 재일조선인들이 살고 있는 우토로마을의 모습을 영상으로 기록하던 재일동포 3세 박돈사 감독이 촬영에 합류하며 본격적으로 작업이 시작됐다.

두 사람은 오사카 조고 2·3학년 학생들이 럭비대회에 출전하고 졸업을 한 후 성인식을 하는 모습까지 총 7년간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촬영을 계속할 수 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박사유 감독은 "럭비부 학생들을 통해 재일조선인사회와 그들이 만들고 지켜온 조선학교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일본말이 훨씬 능숙하지만 한국말을 열심히 배우고 사용한다. 이들은 소녀시대의 노래를 들으며 한국 대중문화에 열광한다. 동시에 북한�! ��로 수학여행을 가고 통일이 되길 기원하며 통! 일기를 흔든다. 이들은 대한민국·북한·일본 세 나라의 접점에서 경계인으로 살고 있다.

학생들은 한쪽으로만 편을 명확히 하지 않는다는 것 때문에 일상에서 수없이 많은 오해와 서러움을 겪는다. 럭비부 학생 김상호가 한국에서 온 한 럭비 선수와 이야기하다 겪은 일은 이런 상황을 잘 보여준다. 호주 선수에게 "아임 코리안(저는 한국인입니다)"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상호에게 한국 선수는 "노, 유아 재패니즈. 아임 오리지널 코리안(아니야, 너는 일본인이야. 내가 진짜 한국인이야)"이라고 말한다. 박돈사 감독은 "국적도 물론 중요하지만 재일조선인들에게 정체성은 대한민국 또는 일본 어느 한 국가의 국적으로 규정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이 재일조선인들 사회에서 강한 결속감을 가지고 살아가면서 형성해온 것"이라고 했다.

<60만번의 트라이>는 일본에서 상영되면서 일본인들에게�! �� 큰 울림을 줬다. 지난 3월부터 전국 각지에서 상영돼 1만3000여명의 관객이 영화를 관람했다. 한 일본인은 영화 상영이 끝난 후 박사유 감독에게 와서 울면서 '미안합니다. (재일 조선인에 대해) 편견 가지고 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두 감독은 이처럼 한국에서도 영화를 본 사람들이 재일조선인들의 모습에 대해 알게 돼 편견을 지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돈사 감독은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아이들이 어떻게 자라왔는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알았으면 좋겠다. 재일조선인이 어떤 존재인지 추상적으로 아는 것이 아니라 실제의 삶을 보면서 거리감을 좁히고 재일조선인 사회에 대해 제대로 아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Source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917212301! 5&code=96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