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정조, 뉴욕의 거미인간… 누가 관객 마음 훔칠까

Diposkan oleh blogekiyai on Thursday, 24 April 2014

■ 역린
아름다운 화면·현빈 안정적 연기… 복잡한 인물 구도 몰입 방해

1777년 7월28일. 조선의 왕 정조는 서고이자 침전인 존현각에 있다 수상한 기척을 느낀다. 금위영 대장 홍국영을 통해 자객이 지붕까지 침투했었다는 사실을 알고 사건에 연루된 자들을 벌한다. 자객이 왕의 침전 깊숙이 침투했다는 점에서 치명적 암살 시도 사건으로 꼽힌다.

영화 <역린>(왼쪽 사진)은 역사적 사건인 '정유역변'에 집중해 정조를 재조명한다. 그동안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에서 다룬 정조는 개혁 군주로서의 모습이 강조됐으나 영화는 즉위 1년을 다룬다.

어린 시절 아버지 사도세자가 뒤주에서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는 걸 본 정조. 왕위에 오르지만 노련한 정치가들인 노론의 득세로 왕권은 오그라들어 있다. ! 노론 세력들은 궁궐 곳곳에 심복을 심어 놓고 왕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생명까지 위협한다. 게다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김성령)는 정순왕후(한지민)를 음해하려 한 죄로 붙잡힌 상황이다. 이 와중에 형제처럼 믿었던 상책(정재영)마저 노론이 심어놓은 인물이라는 사실에 충격받는다. 정조는 금위영 대장 홍국영(박성웅)과 함께 반전을 노리지만 노론이 꾸미는 음모에서 헤어나오기란 쉽지 않다.


제목인 역린은 용의 목에 난 비늘로, 왕의 노여움을 뜻한다. 역모를 꾀한 자들에 대한 왕의 분노와 이를 제압해 왕권을 강화하려는 노력이 영화가 담고자 하는 정조의 모습이다. 드라마 <다모>(2003), <베토벤 바이러스>(2008)를 연출했던 이재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는 아름다운 이미지를 강조한다. 카메�! �는 물살을 가르고 적을 향해 직진하는 아기살(! 작고 빠른 화살)의 궤적을 세밀하게 보여준다. 살인을 위해 길러진 살수가 탄 배가 지나가는 강으로 달과 별이 비추는 부감 쇼트(위에서 내려다본 시점)도 마치 그림 같다.

등장인물은 많은데 시간은 정유역변을 배경으로 한 24시간으로 한정된다. 젊고 단단한 군주인 정조가 중심축이지만 그를 보좌하는 상책의 사연도 상당하다. 숨은 고수인 광백은 살수에게 은밀하고 위험한 지시를 한다. 그런데 상책과 상수의 관계가 심상치 않고 여기에 세답방 나인인 월혜까지 끼어든다. 역모를 밝혀내려는 홍국영과 군사력을 장악한 구선복은 틈만 나면 으르렁거린다.

여러 등장인물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플래시백'(과거 회상)이 자주 쓰인다. 정조와 상책, 상책과 살수, 살수와 광백의 관계가 "사실 이들의 사연이 이러하다"는 식으로 계�! �� 등장한다. 회상 장면은 인물들의 과거를 설명하는 데는 유용하나, 제한된 24시간을 설정하면서 노렸음직한 긴박함의 맥을 끊는다.

이 작품은 현빈이 군 제대 후 첫 복귀작이라는 점 때문에 관심이 고조됐다. 현빈의 스크린 복귀는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2011) 이후 3년 만이다. 그는 안정적인 연기와 잘 다듬은 등 근육, 활쏘기 실력으로 눈길을 끈다.

<역린>은 정조에게만 집중된 영화는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역린>이 성공을 거두든 실패를 거두든, 오로지 그만이 짊어지고 가야 할 공과는 아닐 것이다. 30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35분.

■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사랑에 빠진 영웅의 고뇌… 차이나타운·한국음식 등 언급 세계 공략

아이언맨이나 배트맨같이 물려받은 재산이나 그�! ��듯한 사업체는 없다. 심지어 신문기자인 슈퍼맨처럼! 다달이 나오는 월급조차 없다. '맨손의 청춘 히어로' 스파이더맨은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까. 청춘의 특권인 뜨거운 사랑과 질풍노도의 고뇌가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만든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오른쪽 위 사진)의 피터 파커(앤드루 가필드)는 스파이더맨 삶에 완전히 녹아들었다. 전편에서처럼 갑작스레 얻은 힘을 조절하지 못해 수도꼭지나 문고리를 부수던 모습은 나오지 않는다. 뉴욕의 고층 빌딩 숲을 자유롭게 활강하면서 스파이더맨으로서의 임무를 다하고 인기도 즐길 줄 안다.

피터의 고민은 뉴욕 시민을 지키는 스파이더맨으로서의 임무와 그웬 스테이시(에마 스톤)에 대한 사랑 사이에서의 균형 잡기다. 그웬의 아버지 죽음을 둘러싼 죄책감 때문에 고민은 더 깊어진다.


전편에서는 젊은 �! �웅이 짊어진 책임에 대한 고민에 집중했다. 강도 사건을 외면한 탓에 삼촌을 잃게 된 피터는 영웅의 책임을 통감한다. 속편에서는 "평생 내가 가야 할 길이 어딘가"에 대한 고뇌가 중심이 된다.

피터를 감당할 수 없게 된 그웬은 "우린 길이 너무 다른 것 같다"며 각자의 길을 갈 것을 선언한다. 위기를 맞은 이들은 피터가 평생 가야 할 길을 정하면서 의외로 쉽게 풀리는 듯 보이지만 다시 곤경에 처한다. <500일의 썸머>에서 새로운 로맨스 문법을 보여줬던 마크 웹 감독은 자신의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헤어질 뻔한 이들이 사랑을 재확인하는 과정은 수많은 연인들이 공감할 만하다.

능숙해진 스파이더맨에 맞게 악당들은 더 강력해진다. 오스코프사에서 일하는 맥스 딜런(제이미 폭스)은 스파이더맨의 도움을 받은 후 광팬이! 된다. 그러나 사고로 전기를 자유자재로 통제할 수 �! �는 능력을 얻은 뒤 괴물 '일렉트로'로 변해버린다. 다시 마주친 스파이더맨이 자신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데 분노하고 복수를 다짐한다. 외톨이의 맹목적인 집착과 변심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인 악당인데, 대결은 생각보다 빨리 끝난다. 대신 또 한 명의 적이 대기한다. 피터의 옛 친구이자 오스코프사 설립자의 아들인 해리 오스본(데인 드한)이다. 유전병을 앓고 있는 그는 스파이더맨에게 치료법을 구하려다 실패하자 '그린 고블린'으로 변해 공격한다.

영화에서 드러나는 할리우드의 상술은 훔쳐오고 싶을 정도다. 전 세계에서 가져온 소품들을 영화 곳곳에 비빔밥 고명처럼 얹어두었다. 특히 그웬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웬의 가족들은 뉴욕 차이나타운의 한 식당에서 젓가락질을 하고, '경축 단오절'이라는 붉은 현수막이 걸린 거리에서 그웬과 피터는 중요한 대화를 나눈다. 또 카메라는 한글이 써 있는 한식당 외벽을 비추고 그웬은 "한국 음식에 완전 중독됐다"고 말한다. 피터는 옥스퍼드대학에 입학하려는 그웬을 위해 런던으로 활동 무대를 옮길 생각도 한다. 피터의 방 한구석은 미얀마 아웅산 수지 여사의 얼굴 사진이 꿰찼다.

2012년 개봉됐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 전체 수익의 65%를 북미가 아닌 해외에서 벌어들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같은 '글로벌 장치'들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12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42분.

Source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4232113205&code=960401